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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숙녀회 회원 여러분!
숙명을 사랑하셨던 고 문형남 선배님께서 기증해 주신 이 홀의 단상에 서 있는 것이 저로서는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지금 제 머릿속엔 수십년 전 어느 겨울 날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방문했던 수송동 숙명 교정이 떠오릅니다.
잎이 다 떨어진 담쟁이덩굴로 가득한 붉은 벽돌 건물이었습니다.
초등학교까지 부산에서 자란 저는 아버지와 권명규 전 교장 선생님께서 사제지간이셨던 덕분에 숙명여자 중학교를 추천받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낯선 곳의 숙명여자 중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시험을 치고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사투리를 쓰는 것이 창피하고 싫어서 중학교 시절엔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지냈으며 공부를 특별히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저에게 고 2 담임 안병관 선생님께서 주신 반장의 의무를 성실하게 잘 해 내었는지 자연스럽게 고 3 졸업 할 때까지 반장으로서 봉사를 계속했습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숙명여고 졸업 30주년 기념행사 준비로 반장과 여러 동기들의 ‘친구 찾기’를 시작으로 봉사를 다시 하게 되었고 졸업 50주년이 지난 지금까지 62기의 임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숙녀회 21대, 22대 최순희 회장님을 모시고 부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여러 가지 업무 경험을 하면서 숙녀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조금 알게 되었고 동창들의 참여가 숙녀회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면서 마침내 현재 이 단상에서 고교 시절처럼 얼떨결에 회장 취임사를 하고 있습니다.
숙녀회에는 적게는 4년, 많게는 10년 이상씩 봉사하고 있는 저보다 더 능력있고 열정적이며 창의적인 임원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헌신적인 여러 임원들을 믿고 앞으로 2년 동안 23대 회장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숙녀회 고문 및 자문님, 숙명의 선배님, 후배님들 많이 많이
도와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4년 6월 7일
제 23대 숙녀회장 구미정